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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규 시인   임윤규 시인 작품실
임윤규 시인의 작품실 입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입가에 미소를 가져옵니다.
작성자 임윤규
작성일 2007-11-20 (화) 00:24
홈페이지 http://cafe.daum.net/DENVER3040
ㆍ추천: 82  ㆍ조회: 2383      
IP: 221.xxx.98
천 원짜리 지폐 한 장
      천 원짜리 지폐 한 장 임윤규 지하철 문이 열리고 저 끝에서 고무다 라에 알 수 없는 물건을 담아 힘겹게 질질 끌며 한 발씩 계단 오르듯 허리굽은 할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면장갑을 끼셨지만 얼마나 사용했는지 방앗간의 기름때처럼 남루한 행색 그저 앞만 바라보고 스슥스슥 소리를 내며 앞으로 나아간다 저마다 앉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 아랑곳하지 않고 도움을요 청하거나 말도 하지 않는다 좌우편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표정을 찌푸리고 자신들에게 가까이 다가올수록 파도에 부딪쳐 남파될 조각배의 운명인양 조바심하는 모습이 역하고 황사라도 불어오는지 어서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숨을 죽이고 어떤 이는 잠이 든척 감추려 눈꺼풀이 사시나무 떨듯 바르르 떨고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은 고개를 외면한 채 돌려버리고 눈이라도 마주치면 멀어 버릴 것처럼 천원이라는 칼날 앞에 심장이 뛰고 있다_ 한 여인이 살짝 실눈을 뜨며 바라본다 이미 여인의 손은 주머니에서 천원을 꺼내고 있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할머니는 초콜릿 몇 개를 손에 꼭 잡아주며 여인의 손을 토닥토닥 다독여주고 돌아선다 할머니? 아니에요 그냥 드리는 거에요 초콜릿을 다라 에넣으려 하자 갑자기 손을 탁치며 여인의 눈을 정색하고 바라본다 짧은 순간 여인과 할머니의 교감이 흐르고 이것이 사람과 사람의 가식의 벽을 허무는 것일까 다시 한번 손에 꼭 쥐여주고 말없이 다라를 끌고 다음 칸을 향해가는 뒷모습은 어머니의 숨은 눈물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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