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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화의 문학-수필   하루의 행복
일상생활의 잔잔한 이야기와, 생활글, 그리고 시사에 관련한 생각들.
올해는 좀 더 많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작성자 설연화
작성일 2009-12-25 (금) 03:00
홈페이지 http://sichenji.com
ㆍ추천: 0  ㆍ조회: 1686      
IP: 220.xxx.26
첫눈과 첫사랑
 

첫눈과 첫사랑

           설연화


 

살금살금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번호 키를 누를 때 이미 누군가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작업실 문을 열지 않았다. 집에 있던 아들이 살며시 문을 열어 주는 듯하다. 딸아이는 들어오며 제 동생에게 속삭인다.

“엄마는 안주무실 것이고, 아빠는?”

“주무셔”

“휴우, 다행이다”

“근데, 엄마 화났어.”

딸아이는 문 앞에 제방을 지나 내 작업실 문을 조용히 열더니 이내 애교스럽게 웃으며 내 곁으로 다가왔다.

“엄마, 이해해줘! 인생에 두 번은 없는 첫 자유잖아!”

“아니, 이해 안할 거다. 넌 앞으로 처음이라는 단어들을 계속 사용하면서 엄마를 괴롭힐 거잖아. 처음 갖는 술자리, 처음 마셔보는 술. 처음 여행, 기타 등등”

“아니야, 정말 대학생활 시작하면 방종이 아닌, 책임감 있는 자유. 생각할 거야”

“말은 아주 잘해요. 내가 맞춰봐? 너 남자친구랑 지금까지 놀다 온 거잖아. 적당히 좀 하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닌데 너무 늦잖아!”

“아니 나는 일찍 오려고 했지. 그런데, 오빠가 자꾸 더 있고 싶다고 해서.......”

딸아이의 표정에 난 그만 피식 웃어 버리고 말았다. 딸아이의 첫 사랑.  비슷한 나이에 첫사랑을 경험하지만, 지금 세대와 우리 세대의 첫사랑은 느낌부터 다르다라는 생각이 들어 부럽기도 하고, 당당함이 조금은 얄밉기도 하다는 생각에 그만 웃음이 나와 버렸다.



“첫사랑. 아름다운 첫사랑은 잠깐 내렸다 사라지는 첫 눈처럼 아쉬움이 남아야 아름다운 것 이라고 이야기 했지?”

“엄마, 첫사랑 그 이야기 좀 해줘. 저번에도 그냥 간단하게 하고 말았잖아”

“싫다. 이젠 별로 생각 안하고 싶은 첫사랑이거든?”



그랬다. 이제 별로 아름답지 않는 첫사랑. 하지만 몇 년 전까지는 가슴속에 언제까지나 남아 있는 아쉬움이고 설렘이었다. 15년 전. 결혼 후 처음 외가에 들렸을 때 너무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 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나의 첫사랑은 다른 이보다 좀 빨리 찾아왔다. 중3 겨울 방학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방학을 하던 날 첫눈이 내렸다.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오후쯤엔 발목까지 빠질 만큼 눈이 내렸다. 방학식을 했지만, 무엇인가 할 일이 덜 끝난 것처럼 누구하나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고, 다들 무엇을 할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누군가 창문을 두드렸다.

“이 반에 김선미라고 있지?”

“제가 김선미인데 누구세요?”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아니 어디선가 본 듯도 하지만 별로 기억이 없는 사람이어서 창문을 열고 그 사람만 빤히 바라다보았다.

“나 너희들 2년 선배인데, 저기 교문 밖에서 우리 선배가 너 찾고........”

그때였다. 선배라는 키 작은 사람 등 뒤로 긴 그림자가 드리우더니 이내 창문으로 빨간 장미 한 다발이 들어왔다. 등 뒤에 같은 반 아이들의 함성이 들려오고, 그 함성에 복도를 지나가던 남학생도, 여학생도, 집으로 가기 위해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오던 학생들도 모두 우리 반 교실 주변으로 모여 들었다.

“오빠.......”

방학이면 할아버지를 뵙기 위해 언제나 갔던 외갓집 동네 오빠였다. 자주 가다가 보니 그 동네 또래 친구들과 어울렸고, 그러다가 보니 자연스럽게 외갓집 동네 오빠들과도 어울리게 되었었다. 그 중 한명이었다.

“놀랬지? 우리도 오늘 방학했는데, 오늘 첫눈이 오잖아. 그래서 너랑 함께 있고 싶어왔어! 같이 가 줄 거지?”



아이들의 함성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난 동네 친구에게 가방을 맡기고 장미 16송이가 담긴 꽃다발을 가슴에 안고 그와 함께 터미널로 향했다. 태어나 처음 면소재지를 벗어나는 첫 발걸음은 첫눈을 즈려 밟고 있었고, 첫사랑의 설렘이 가슴에 있었다. 첫눈은 하염없이 내렸다. 영산포를 지나, 나주를 지나고 광주에 도착할 쯤에는 이미 눈은 멎었고, 시린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씨였다.



어릴 때는 참 노숙했었다. 누가 봐도 성인이라 할 만큼 키도 컷도, 운동 때문에 까매진 얼굴이긴 했지만, 성숙미가 있었다. 지금 중학교 졸업앨범을 보면, 어느 누가 봐도 대학 졸업사진으로 착각할 만큼이니.......



그날 밤 늦도록 난 그와 함께 했고, 광주에서 막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막차여서 인지 차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그와 나, 그리고 버스 기사만 있었다. 그는 나지막히 노래를 불렀다. 슬픈 곡조의 노래는 어린 내 마음에도 슬픔으로 전해졌고, 그의 첫사랑이야기에 그에 대한 작은 연민이 생기기도 했다.

“내가 왜 이럴까. 오지 않을 사람을........장미 빛 장밋빛 스카프만 보면은~”

면소제지에 버스가 도착하고, 그때 시각은 밤 10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집에 들어가면 어머니의 불호령 같은 것은 그때는 생각나지도 않았다. 그냥 그 사람이 곁에 있고, 그 사람이 불러주는 노래 속 주인공이 내가 되는 것 마냥 그저 좋기만 했다.



면소재지에서 내가 사는 마을까지는 허허벌판을 2키로 가야만 했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자신의 집에 가는 차도 끊긴지 오래 되었음에도 나를 집 앞까지 데려다 주고 쓸쓸히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가로등도 없는 칠흑 같은 어둠은 그를 삼키는 듯 점점 희미해져가는 그의 뒷모습은 첫사랑의 설렘이 아닌 떠난 여인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해 겨울방학엔 외갓집에 갈 수가 없었다. 방학한지 얼마 되지 않아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에 대한 죄책감과 절망 때문에 몇날 며칠을 일어나지 못하고 방에 누워만 계셨다. 그 때문에 가족 모두는 살얼음 위를 걷듯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어머니는 어느 날 아무 일 없다는 듯 툭툭 털고 일어나셨고, 그렇게 봄은 왔다. 난 나주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을 했고, 그는 그때도 재수생이었지만, 다시 대학에 떨어져 삼수를 했다. 매일 학교 앞에서 기다리는 그가 지겹다고 생각되기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그의 집착은  매일 나를 보아야만 했고, 나를 집 앞까지 데려다 주어야 했고, 내 생활의 모든 것을 알아야 했다. 그렇게 지겨운 몇 개월이 지난 후, 난 그에게 이별을 통보했고, 몇 개월 후 그는 다름 아닌 나와 가장 가까이 지냈던 친구와 동거를 시작했다. 그렇게 첫사랑은 아름다운 설렘이 아닌 지겨운 집착으로 마무리를 했다.


이제 딸아이가 첫사랑을 시작했다. 그 설렘에 남자친구와 있었던 이야기를 하며, 같은 또래 친구가 아니라서 풋풋하고 살가운 소꿉장난 같지 않다는 것에 조금은 불만을 토로하며, 사랑 이야기를 한다. 매일 문자하고, 매일 메신저에서 대화를 하고, 미니홈에 서로의 이야기를 올리고, 이제 지칠 때가 된 것 같은데 하면, 서로 또 다른 이벤트로 상대에게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딸아이의 첫사랑을 보며 내가 다 하지 못했던 첫사랑에 대한 배려와 아쉬움, 그리고 연민을 가지고 있었지만, 연민을 사랑으로 승화하지 못한 미숙함이 첫눈과 함께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왔다.



첫눈이 온다. 작년에는 일주일 동안이나 내리던 첫눈이 올해도 5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내렸다. 따사로운 햇살에 스러지며 뚝뚝 흘리는 눈물은 빗물인양 호들갑을 떨어도 이미 빛을 잃어버린 눈의 처량한 흔적인 것을....... 첫눈도 오랫동안 내리면 너무나 지겹다. 기다렸던 설렘보다 당장 밖에 나가면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을 만큼 발이 푹푹 빠지고, 걸을 만한 곳은 미끄러워 넘어지기 일쑤인 눈이 지겨워진다.



첫사랑도 그렇지 않을까? 지겹도록 집착하고, 지겹도록 곁에 있는 시간들이 많아지면, 시간이 흐른 뒤에도 아름다운 그리움으로 남는 것이 아닌, 생각 자체만으로도 싫어지는 첫사랑이 되고 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든 아쉬움이 있어야 그리움도 남게 된다는 것을 이제는 알 것 같다. 




















이름아이콘 하은이
2010-01-05 01:28
회원캐릭터
언니얌 나도 리플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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