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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화의 문학-수필   하루의 행복
일상생활의 잔잔한 이야기와, 생활글, 그리고 시사에 관련한 생각들.
올해는 좀 더 많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작성자 설연화
작성일 2009-12-25 (금) 03:02
홈페이지 http://sichenji.com
ㆍ추천: 0  ㆍ조회: 1655      
IP: 220.xxx.26
어머니의 엄지손가락
 

어머니의 엄지손가락

          설연화



어머니세대에 큰아들이란 어떤 존재일까. 지금 팔순에 가까운 나이의 어머니들께 첫 아들은 그야말로 첫 사랑의 대상이라는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열여덟, 열아홉, 많아야 스무 살 남짓에 연애결혼이 아닌 중매결혼. 그것도 집안 어르신들끼리 만나 혼인을 결정하고, 첫날밤에 겨우 신랑을 볼 수 있었던 어머니세대. 시집이라는 낯선 곳에서 시집살이 하면서 가장 처음 정 붙일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첫 아이가 아니었을까. 첫 아이가 희망이 되고, 삶의 목표가 되고, 아무리 힘들어도 큰 아이의 성장에 보람을 찾으며 그 힘겨운 시절을 이겨냈을 터이니, 어머니 세대의 진정한 첫사랑은 큰아이가 될 것이다. 큰 아이가 아들이라면 아마 더 큰 애정과 사랑을 넘치도록 쏟아 붓는다 해도 부족했을 것이다.



유년 시절이었다. 둘째 오빠는 언제나 어머니께 차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부당함에 대해 어머니께 항변을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어머니의 답은 언제나 같은 이야기였다.

“니 손가락이 다섯 개 있지야? 한번 깨물어봐라. 안 아픈 손가락이 있는가.”

그럴 때마다 오빠는 아무 말 하지 못하고 뒤돌아서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큰 오빠께 근사한 양복을 한 벌 해주었다. 둘째오빠는 자신도 양복이 입고 싶다하자 어머니는 큰오빠가 옷이 작아져서 못 입게 되면 그때 물려주겠노라 했다. 다시 둘째 오빠는 어머니께 차별하지 말라며 울부짖었고, 어머니의 대답은 언제나 똑같은 손가락 이야기였다. 그때였다. 둘째오빠가 악에 바친 목소리를 어머니를 향해 토해냈다.

“깨무는 정도가 다르지요. 아니 엄지손가락은 아예 깨물지도 않겠지요. 아플까봐!”



둘째 오빠의 악에 바친 울음소리에 온 집안은 그야말로 고요함이었다. 작대기를 들고 쫓아갈 줄 알았던 아버지께서도 헛기침만 하시고는 대문 밖으로 나가셨고, 어머니는 볼멘 목소리로 뭐라 하셨지만 우리가족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다만 둘째 오빠의 말에 모두 수긍하는 눈치였다. 그 이후로 둘째오빠도 큰오빠에 관해서는 포기를 해 버린 모양이다. 더 이상 큰 소리는 나지 않았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모두 장성했고, 결혼을 했지만, 큰 오빠는 이혼을 하고, 여자를 데려왔지만, 어머니께서 반대를 하셨다. 그 이후로는 아예 가족과 연락을 끊고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어머니의 첫사랑이자 영원한 짝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작년 김장 때였다.

큰 오빠가 연락두절 된지 2년 남짓. 300여 포기를 김장하고, 커다란 플라스틱 김장김치 통에 어머니께서 매직을 들고 서투른 한글로 또박 또박 표시를 하신다. 미희네 (큰오빠 딸), 셋째네, 막둥이, 둘째네 그리고는 머뭇거리시더니 이내 한쪽으로 김장 통 서너 개를 옮기셨다.

“연락도 없는 놈. 김장 김치 보내줄라고 그런가? 냅두소!”

아버지의 심기불편하신 목소리였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그 무거운 김장 김치 통을 기어코 옮기시며 아무런 대꾸가 없으시다. 난 불안한 마음에 아버지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어머니께 뚜벅 뚜벅 다가가더니 이내 손목을 잡아끄신다.

“어디다가 보낼랑가? 큰아들 해서 보내면 택배기사가 알아서 보내 준당가?”

“그래도 낼이라도 연락 올지도 모른디. 겨우내 묵을 것인디.......”

어머니의 고집도 만만치 않으시다. 아버지는 자리에 풀썩 주저앉으셨다.

“부모 버리고, 자식 버리고 기집년이 더 좋아서 나간 놈. 뭘 그렇게 챙기냐고. 억울허도 안헌가? 큰 아들이라고 애지중지 키운 세월이 억울 안헌가?”

“서운혀도 내 새끼고, 나한티 잘혀도 내 새끼제........”



어머니께서는 다시 매직을 드시더니 비뚤거리는 글씨로 큰아들이라고 쓰셨다. 아버지 눈치 보느라 쓰지 못했던 그 글자를 눈치 볼 것도 없이 쓰실 수 있었기에 그때서야 어머니는 할 일 다 했다는 듯 방긋 웃으셨다. 김장뿐만이 아니었다. 유년 시절부터 어머니께서는 큰 아들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그 때문에 언제나 둘째 오빠와 큰오빠는 마찰이 있었고, 둘째 오빠는 지금도 큰아들 아니라서 사랑도 절반밖에 안준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정도다.



결혼 전, 아니 결혼해서도 한참 동안을 나 또한 어머니께 서운한 마음이 많았었다.  아무리 성심 성의껏 부모님께 정성을 다 한다 하더라도 어머니의 엄지손가락은 언제나 큰 아들이었고, 그다음이 둘째, 그 다음이 막둥이, 그다음이 셋째. 그리고 마지막은 시집 간 딸이었다. 그 순서는 어머니께서 돌아가셔도 변하지 않을 순서라는 것을 우리 가족은 안다. 그런데 문제는 손자마저도 차별을 두시는 것이 문제였다. 셋째 오빠 가족과 우리 가족이 같은 아파트에 살 때였다. 아버지 생신 때문에 온 가족이 함께 시골에 내려갔었다. 그런데 오빠네가 먼저 집 안으로 들어갔다면 몰랐을 텐데 하필이면 우리 가족이 먼저 시골집에 도착을 했다.



아이들이 차에서 내려 할머니 하고 부르니 어머니께서 방문을 여시더니

“먼 길 오니라고 수고혔다.”

그 한 말씀 하시더니 방에서 하시는 일만 계속 하셨다. 그리고 당신의 사위이자 내 반쪽인 남편이 장모님 평안 하시죠? 라고 인사를 하자 이내 고개만 돌려서 “왔는가?” 하고는 다시 하던 일을 하셨다. 난 원래 그러는 분이시니 하고 “엄마, 저 왔어요.” 하고는 문턱에 걸터  앉았다. 그런데 그때 마침 우리를 뒤 따라오던 셋째 오빠의 차가 대문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어머니께서 차 불빛을 보신 모양이다. 하던 일 다 던지시고 맨발로 뛰어 나가셨다. 그리고 조카들이 차에서 내리자 양쪽에 한명씩 끌어안으며 다정하게 반기시는 것이었다.

“아이고, 내 강아지들. 오느라고 힘들었지야?”

올케언니가 차에서 내려 인사를 하자 손을 부여잡고, 어깨를 다독거리시는 모습은 차마 볼 수가 없었다. 난 남편을 슬쩍 바라보았다. 서운한 모양이다. 아이들 손을 잡고 작은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난 입술을 깨물었다. 눈물이 핑 도는걸 참아야 했다. 나한테 그렇게 대하시는 것이야 어릴 적부터 그랬으니 익숙해져서 서러울 것도 없었다. 하지만 아이들과 남편에게 차갑게 대하는 것은 서럽다 못해 화가 나 나 자신을 다스리지 못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어머니께 뭐라 따져야 하는지 조차 생각나지 않았다. 어머니의 기준은 아들이 먼저고, 그다음이 며느리, 딸  자식은 이미 남의 식구라는 어머니만의 사랑방식은 틀렸다고 항의 해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작은 방에 들어가니, 남편은 방 가장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자동차 키만 만지작거리며 바라보더니 어렵게 말을 꺼냈다.

“그냥 집에 가자”

그때 아버지께서 작은방으로 들어오셨다. 남편의 손을 잡고 자리에 앉으시더니 무릎을 토닥거렸다.

“자네 장모가 원래 저러네. 그러니 너무 서운타 하지 말고, 노여워도 하지 말게나. 만약 큰 아들네 하고 셋째가 왔으면 큰 아들을 저리 반기고, 셋째는 찬밥이네. 그러지 마라해도 그렇게 사는 걸 내가 뭐라 하겠는가.”

아버지의 다독거림이 조금은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다. 남편의 서운함이 조금은 가라앉은 모양이다. 그 때문이었을까. 아이들은 지금도 외할머니에 대한 따뜻함을 모른다. 아니 외할머니라는 정겨운 단어가 아니라 그냥 엄마의 엄마라는 생각 이외에는 없다.



그런 어머니께서 어느 날부터인가 무슨 일이 생기면 먼저 우리 집에 전화를 하셨다. 아버지께서 교통사고를 내셨던 날도, 아버지께서 위암 선고를 받았던 날도 울면서 어머니께서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사위밖에 없었다. 아니 아들보다 더 믿음직 한 것은 사위뿐이었다. 요즘에 명절이나 부모님 생신 때 내려가면 아들을 맞이하듯 반갑게 맞이하신다. 하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은 그 애정척도의 순서이다.  다만 지금은 엄지손가락이 생인손을 앓고 있는 중이어서 새끼손가락에 의지를 하고 있을 뿐. 어머니의 영원한 첫 번째 사랑은 큰아들인 것이다. 그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 다만 어머니만 아니라고, 아들들 다 소용없다고 강조 하시지만, 그걸 그대로 믿는 가족은 아무도 없다.



올해도 김장을 친정에 가서 한다. 어머니께서 마지막 새끼손가락으로 생각하는 딸과, 외손자가 내려가서 허리가 아프도록 이틀을 살 부비며 함께 땀을 흘릴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는 그 중 김치 통 몇 개는 특수작물로 버섯을 하시면서 사위가 마련해 준 야채보관실용 탑 차에 일 년이 넘도록 보관 할 것이다. 연락이 없는 큰 아들 몫으로.......



하지만 이제는 서운함도 노여움도 없다. 어머니의 삶의 첫사랑이자, 어머니 생의 마지막까지 안고 갈 큰 아들에 대한 사랑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살아 계시는 동안 가장 사랑하는 엄지손가락의 생인손앓이가 끝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이름아이콘 하은이
2010-01-05 01:31
회원캐릭터
여사님 막내도 좀 올려주세요,,, 형제가 큰옵바랑 둘째,,쎗째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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