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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화의 문학-수필   하루의 행복
일상생활의 잔잔한 이야기와, 생활글, 그리고 시사에 관련한 생각들.
올해는 좀 더 많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작성자 설연화
작성일 2011-09-23 (금) 02:38
홈페이지 http://sichenji.com
ㆍ추천: 0  ㆍ조회: 1423      
IP: 220.xxx.26
화초로 키우는 꿈
화초로 키우는 꿈
             설연화

내가 사는 아파트는 오래 된 아파트다. 그래서 인지, 실내 구조보다 베란다가 더 넓다. 넓은 앞 베란다에 사람들은 모두 화초를 가꾸고, 그 집에 들어가면 방향제가 따로 필요치 않은 꽃내음이 가득하다. 하지만 우리 집 베란다는 항상 비어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면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내 성격 탓도 있고, 다닥, 다닥 붙어있는 아파트의 2층이어서 일조량이 많지 않아 식물이 잘 자라지 않는다는 이유도 있었다.

남편도 몇 년은 화초가 없는 것에 대해 별다른 말이 없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베란다 청소를 하면 항상 하는 소리가 있었다.
“다른 것은 다 알아서 하는데 왜? 화초 키우는 것은 안하나 몰라?”
“그럼 당신이 키우면 되잖아. 왜 자꾸 나한테 안한다고 뭐라 하는 건데?”
나름 반항 아닌 반항을 해 보지만,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아파트로 이사하기 전 공원 아래에 있는 슈퍼 2층집에서 살 때는 베란다도 없는 두 칸짜리 방에서 창문턱에 화초를 키웠었다. 하지만 아파트로 이사하자마자 아파트의 건조한 기후 때문에 모두 죽어버린 이후로는 고추 한포기 심지 않았다. 그래서 인지 화초를 보면 다시 심어볼까, 정성들여 심으면 잘 자라지 않을까 하는 욕심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을 하지 않은 것은 자신이 없었다. 책을 읽는다고 장편 소설을 하나 집어 들면 밥 먹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책에 몰두해버리는 내 성격상 또 모든 것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어느 날 생각나서 가보면 모두 죽어있을 것 같아 무섭기도 했다.

이번 추석연휴 때였다. 시골집에 들어 선 남편은 어머니의 정원에서 움직일 줄 몰랐다. 어머니의 정원에서 이제 막 꽃을 피우려고 머금은 국화 화분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었고, 안쪽에는 일월비비추, 백일홍, 맨드라미, 꽃무릇, 상사화, 구절초 등이 피었다 지고,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위해 꽃 봉우리를 맺은 꽃도 있었다. 남편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일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나를 부르며 자꾸 꽃 이름을 물었다. 남편은 백일홍 꽃잎 하나를 따 와서는 내 손에 올려놓았다.
“아버지, 어머니는 저렇게 화초 키우는 걸 좋아하시는데, 왜 집사람은 화초를 못 키울까요?”
그러자 아버지께서는 빙긋 웃으며 남편을 바라다보았다. 어머니도 아무 말씀 없이 하던 일만 묵묵히 하고 있었다. 남편은 못내 아쉬운 듯 대추나무 아래에 있는 맨드라미의 꽃잎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어머니께서는 과일이라도 가져 온다며 방으로 들어가시고, 그때서야 아버지께서 남편을 바라보며 말씀을 하셨다.

“꽃 처음에 심기만 잘하고 관리는 안 해, 시들면 내가 물 줘서 살려놓고, 그래도 죽을 것 같으면 영양제라도 하나 사다가 꽂아놓고, 내가 허제 자네 장모는 손도 안대!”
남편은 그제서야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날 짓궂은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방긋 웃으며 말을 건넸다.
“당신이 어머니 닮아서 그러는 거구나?”
그러자 과일바구니를 들고 나오시던 어머니는 아버지를 쏘아 보시며 한마디 거들었다.
“뭐를 나 닮은 당가? 나는 꽃 좋아 허네 잉. 꽃다발로 주는 꽃은 싫어해도 살아있는 꽃은 겁나 좋아 하네. 자영이 애미는 선머슴 같어서 꽃을 밸로 안 좋아 하제? 긍께 나 닮은 거 아니네 잉!”
“자영이 애미도 꽃은 좋아해요. 다만 키우는 것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사진 찍은 것을 좋아해서 그렇지, 어떤 의미에서 보면 어머니 닮았다니까요.”

한사람은 닮았다고 우기고, 한사람은 닮지 않았다고 우기고, 장모와 사위가 옥신각신 하고 있는 것을 들으려니 영 자리가 불편했다. 자리에서 일어나자 남편은 내 손을 잡더니 이내 자리에 다시 앉게 했다.
“아, 나 꽃 좋아한다니까? 키우는 것도 좋아하고, 보는 것도 좋아하고, 사진 찍은 것도 좋아하고, 다만 키우다가 다 죽여 버릴까봐 용기가 없는 것이지! 그냥 야생화 사진이나 찍으러 갈래!”

난 기어코 카메라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와 버렸다. 그런데 남편이 모르는 것이 하나 있었다. 요즘 바쁜 일정에 베란다를 자주 나가지 않았기에 우리 집에 화분이 자그마한 걸로 20여 개쯤으로 늘어난 것을 못 본 것이다. 얼마 전부터 화초를 키우기 시작했다. 비싼 값 주고 화원에서 사다가 나중에 덩그라니 화분만 남는 것이 싫어서 주변에서 다육식물의 잎새 하나씩 뜯어다가 뿌리를 내리고, 뿌리가 내리면 분갈이를 하고, 어느 정도 자라면 큰 화분으로 옮겨서 하나의 화분을 완성하기 시작했다. 그걸 아직 남편이 보지 못한 모양이다.

내가 화분을 키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겨울이었다.
딸아이가 졸업선물로 받은 다육식물을 대전에서 키우다가 집에 늦게 들어가고 새벽에 나오기에 미쳐 화분 키울 시간이 없다면서 집으로 가지고 왔다. 그런데 겨울 방학 때 가지고 온 터라 밖으로 내 놓지 못하고 거실 한 쪽에 내버려 두었다. 하지만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딸아이가 학교로 돌아가기 전 신신당부를 했기 때문이었다.
“엄마, 저 화분 죽으면 나 아마 엄청 슬플 거야! 지난번 물고기 죽었을 때보다 더!”
딸아이가 물고기를 키우다가 방학 때 잠깐 들고 왔는데, 며칠 학교 간 사이 물을 갈아 준다 해놓고 내가 모두 죽여 버렸다. 그냥 금붕어처럼 물 갈아주면 되지 뭐 하고 수돗물을 받아서 거기에 그냥 물고기를 넣었더니 열대어가 다음날 모두 떠올랐다. 키우던 물고기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는 아무것도 키우지 않겠다면서 울고불고 하던 딸아이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전해지는 것 같았다.

일하다가도 벌떡 일어나 화분을 살폈다. 그런데 다육식물은 자라는 것이 무척 더디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죽으면 어떻게 하지? 하면서도 화원에 가서 퇴비와 분갈이 토, 그리고 함께 섞어야 한다는 돌맹이처럼 생긴 몇 가지를 사다가 분갈이를 해주고 퇴비도 넉넉히 주었다. 그리고 몇 주 지났을 때였다. 절대 변화가 없던 다육식물이 자라기 시작했다. 한쪽에서 새순이 나와서 길게 늘어지기 시작했고, 다른 화분은 옆에서 새순이 자라고 그 새순 안에서 다시 새로운 싹이 나오기 시작했다. 너무 신기하고 예뻤다. 내가 키워도 새로운 생명이 자랄 수 있다. 라는 생각이 들자 화초를 키워보고 싶었다.

다만, 비싼 돈 주고 화원에서 사오는 것은 하지 않기로 했다. 실제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다육식물을 화단에 버린 사람들이 많다. 거기에서 뿌리를 내리고 버려진 자리에서 다시 돋아나는 생명들을 보며 진귀하게 생각한 적이 많았기에 아파트단지에 버려진 다육식물이나 꽃나무를 주워 키울 생각이었다. 카메라 가방 한 쪽에 비닐 봉투를 준비해 두었다. 카메라를 들고 아파트 단지를 돌면서 잎새를 따서 키울 수 있는 것은 한 잎만 따고, 뿌리가 필요한 것은 한 뿌리만 캐서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비닐로 된 분갈이 화분에 분갈이용 흙을 넣고 심었다. 처음에는 불안해서 물을 많이 주는 바람에 죽기도 했고, 시들시들 하다 썩어 버리기도 했다. 넘치는 것은 부족 하느니만 못하다는 말은 이런데서 사용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 했던가? 어느 샌가 새로운 생명을 키우는 것에 익숙해졌다. 화려하고 커다란 화분이 아니라 아주 작고 볼품없는 화분이기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할 뿐이다. 지금은 초라하지만 조금 더 자라고 올해 추운 겨울을 지나고 나면 멋진 화초로 자라날 것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제 자신감이 조금이라도 생겼기에 감히 화초에 꿈을 키워본다. 한쪽에는 다육식물을 키우고 한쪽에서는 야생화를 집에서 길러보는 것이 어떨까? 화원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구하고, 들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자연훼손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캐오기도 하고, 그렇게 베란다에 정원을 꾸며보는 것이다. 꽃이 피는 봄에는 창문도 활짝 열어서 벌, 나비가 드나들 수 있게 해주고, 잡초라고 쉬이 생각한 꽃들 중에 작지만 참 아름다운 꽃들이 많다. 그런 꽃들을 위주로 자그만 화단을 만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내년 봄에는, 꽃마리, 제비꽃, 양지꽃, 봄맞이꽃, 자주괴불주머니 등 잡초로 천대받고 사는 꽃들을 삼단화분에 옹기종기 심어 놓으면 꽃밭이 따로 없겠다.
사람도 환경에 따라, 상황에 따라 가지각색의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꽃들도 자신의 환경에 따라 가지각색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잡초도 화분에 심으면 화초가 된다. 환경이 귀하게 대접하면 귀하게 자라는 법이기에 이제 추워지기 시작하는 이 가을에 화려한 봄, 꿈을 꾸어본다. 내년 베란다에서 피워낼 꽃들의 향연을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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