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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화의 문학-수필   하루의 행복
일상생활의 잔잔한 이야기와, 생활글, 그리고 시사에 관련한 생각들.
올해는 좀 더 많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작성자 설연화
작성일 2011-12-10 (토) 05:55
홈페이지 http://sichenji.com
ㆍ추천: 0  ㆍ조회: 1127      
IP: 220.xxx.26
언어는 사람의 의식을 지배한다
언어는 사람의 의식을 지배한다.
                         설연화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누군가에게 무의식적인 말이거나, 며칠 동안 고민을 했던 말이거나, 일상적인 이야기까지. 내가 오늘 했던 말을 써본다면 아마도 수십 장의 종이를 써야 할 것이다. 그 많은 말들 중에서 정작 중요한 말은 몇 마디나 될까. 그것을 의식하고 사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내가 던진 말에 의해 누군가의 삶이 바뀐다면 그때는 의식을 할 수 있을까?

요즘 서점에 가보면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자기계발에 관련한 책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자기계발 책들에서 말하는 것은 자신감이고, 자신에게 주는 용기다. 할 수 있다. 난 꼭 해야 한다. 하고야 만다. 나는 꼭 해낼 것이다. 라는 자기최면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읽어 본 몇몇 자기계발 책들이 그랬다. 이는 언어라는 것을 통해 자신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꿈을 현실화 시켜서 상상하는 것. 그 상상을 매일 입으로 말하고, 입으로 내 뱉는 것. 그것이 자기계발의 첫 번째 단계이다. 이는 긍정적 사고를 이야기 한다. 긍정적인 사고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말과 일치하게 된다. 그래서 몇 번은 내 의식을 내가 만들어 가는 연습을 한 적이 있다. 매일 오후에 눈을 뜨는 거꾸로 사는 사람이기에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 있다. 새벽에 일찍 잘 수 있다. 할 수 있다. 해야 한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에 앉아 씻으며 몇 번인가 반복을 했다. 그리고 나중에는 당연히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고, 새벽에는 12시가 넘으면 잠을 자야 한다는 의식을 쌓여가기 시작했다.

그냥 생각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직접 입을 열어 언어를 통해 내 뇌에 의식을 심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신병자처럼 매일 되 뇌였다. 그렇게 한 달 가까이 반복하니, 정말 밤 12시가 넘으면 미친 듯이 졸음이 쏟아졌다. 그리고 아침에는 새벽같이 일어나 뭔가 열심히 치우고 닦고, 쓸고, 컴퓨터를 열어 오늘 하루를 정리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그리고 한 가지 실수를 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완전히 자리 잡힐 때까지 반복했어야 할 그 언어 최면을 잊어버렸던 것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데 “이제는 안 해도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그 의식을 깨 버린 것이다. 평소에 잘 지켰던 그 생활이 바쁜 일이 시작되면서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다시 아침이 다 되는 시간까지 컴퓨터 앞을 떠날 줄 모르고, 오후가 되어서야 일어나게 되는 것을 시작해 버린 것이다.

그렇듯 언어는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다. 시를 읽을 때 눈으로 읽는 것과 소리 내어 읽었을 때 느낌이 다르듯, 생각하는 것과 언어로 내 뱉는 것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어가 긍정적인 힘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무서운 것은 부정적 의미가 그 사람의 의식을 더 지배하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실제 일상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배우고 싶은 무엇인가가, 하고 싶은 무엇인가가 생겼을 때. 해 보고 싶다. 그래 노력하면 할 수 있을 거야.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그 일을 시작하게 되고, 결국엔 실패를 할 확률보다 성공할 확률이 더 많다. 하지만 시작도 하기 전에, 내가 저걸 어떻게 해? 난 못해. 너무 어렵잖아. 저런 것 하는 사람들은 그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들이야.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시작도 못할 뿐만 아니라, 시작한다 하더라도 끝까지 하기 보다는 중도에 포기가 더 빠르다. 이는 그 사람의 능력과 자질을 떠나서 긍정적 사고와 부정적 사고의 결과라고 하는 것이 가장 이치적일 것이다.

언어는 자신의 생각만이 의식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무서운 것은 무심코 내 뱉은 내 언어가 다른 사람의 의식까지 지배한다는 것에 있다. 내 주변에 누군가가 무엇을 하고자 한다는 말을 했을 때. “너라면 충분히 해 낼 수 있지. 야, 너한테는 그런 것은 식은 죽 먹기잖아.” 라는 말을 듣는 사람은 용기를 준 사람에게 실망 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 일을 끝까지 해내고 꼭 성공하고 말 것이라는 의지가 심어지게 된다. 그러나 “네가 그것을 한다고? 할 수 있겠어? 네가? 어려울 거야. 너한테는 무리일 것 같다.” 라는 말을 듣는 사람은 자신의 의식 속에서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일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말이 여러 사람에게서 반복이 되면, ‘난 저거 못해’ 라는 의식으로 자리를 잡아 버리기에 어떤 일이든 도전하는 것 자체부터 용기를 내지 못하게 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쉽게 사용하는 언어의 무서운 마법이다.

우리는 매일 언어 속에서 살고 있다. 글이라는 것도 또 하나의 언어이고, 말이라는 것의 홍수 속에서 무의식적인 행동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가끔은 내 언어로 인하여 누군가의 삶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언어의 고리는 내 의식 속에서 나에게 용기를 주는 희망의 고리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이의 삶을 움켜쥐고 그 고리 안에 묶는 무서운 흉기가 될 수도 있다.

오늘 하루도 뒤를 돌아본다. 누군가는 절망하고, 누군가는 희망으로 웃고, 그 사람들에게 내가 어떤 말을 했던가. 그 언어의 고리로 누구의 삶을 가두지는 않았을까. 뒤돌아보면 가장 쉬운 것이 언어이며, 가장 무서운 것이 언어라는 생각에 말을 아끼게 된다.
------------------------------------------------------- 끝

언어에 대한 잡담

가끔은 내가 내 뱉은 말도 한 번쯤 종이에 적어서 곱씹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노트에 적는다.
“어떤 상황이 어쩔 수 없이 주어진 것은, 네 삶에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 더 좋은 곳으로 더 높은 곳으로의 이상이 꺾인 것은 너에게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되라는 것은 아닐까?”

삼수를 했던 딸 친구가 수능점수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우선 수시라도 넣어보자는 부모님 권유에 가까운 대학에 수시를 넣었다. 그런데 수능 점수가 최고득점에 가깝다. 그러나 덜컥 수시가 합격이 되어 버렸다. 정시에는 원서를 쓸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 딸아이 친구는 절망하고, 원망하고, 아파하고, 계속 울기만 하고 있었다. 그 아이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그리 많지는 않았다. 언어의 궁핍함이 이럴 때는 정말 화가 난다. 딸아이가 그 상황이 되었다면 나는 아마 망연자실 아무 말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우리 집에 들락거렸던 아이. 그 아이의 아픔이 내 아이의 아픔처럼 다가오지만, 내 언어의 고리는 그 아이에게 어떤 희망도 위로도 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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