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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화의 문학-수필   하루의 행복
일상생활의 잔잔한 이야기와, 생활글, 그리고 시사에 관련한 생각들.
올해는 좀 더 많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작성자 설연화
작성일 2014-10-04 (토) 01:28
홈페이지 http://sichenji.com
ㆍ추천: 0  ㆍ조회: 376      
IP: 222.xxx.23
인간의 특권 - 언어
인간의 특권 “언어”
       설연화

인간과 동물이 다른 점 중에 하나가 언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물 또한 언어로 소통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본능에 의한 외침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미국 참새와 한국 참새가 의사소통할 수 있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하지만 인간은 본능의 외침보다 서로 약속된 언어로 새로운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언어는 인간 생활에 많은 발전을 가져왔다. 언어가 문자로 표기되고, 문자는 인간 생활의 큰 변화와 함께 과학발전을 가져오게 했다. 그러나 그 유용한 언어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무기가 된 것은 오래전 일이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말이 많다.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말. 내가 힘들다는 말을 건네지 않아도 누군가 외쳐주는 “힘내세요”라는 말은 용기를 주고 그냥 지나치는 말이 될 수 있지만 내 안에 자극을 준다. 그러나 오해와 불신이 가져다주는 말들은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치유할 수 없는 절망에 빠져들게 한다.

문자 또한 언어의 표기다. 사람들이 하루 종일 말은 하지 않고 살 수 있어도 문자를 대하지 않고 살 수는 없다. 거리에 나가면 간판, 전단지, 광고판, 신문, 휴대폰, 기타 등등 수없이 많은 문자언어와 일상을 같이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용기를 얻기도 하고, 절망을 맛보기도 한다. 우리는 문자의 노예이며 언어의 지배 아래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하루 종일 보고, 듣는 것들은 어떤 말들일까? 내가 오늘 뱉었던 말은 어떤 말들일까? 가만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 중에 [말을 위한 기도]라는 시가 있다. 그 시의 내용 중에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이 부분이 절대 공감을 하게 한다. 내가 오늘 내뱉었던 말 중 어떤 말은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 또 무심코 던진 한마디의 말이 의욕상실을 가져왔을 수도 있고, 용기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얼마나 많은 언어의 씨앗들을 매일 심고 있으며, 그 열매는 어떤 모습일지 돌이켜 볼 필요가 꼭 있지 않을까?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 댓글 문화 또한 언어생활이다. 내 안에 쌓인 응어리들을 풀어내기 위해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곳에 던지는 비난의 글들이 당사자에게는 치명적 절망과 치욕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멈출 수 없는 것은 자신의 스트레스가 먼저이기 때문이고, 이기적인 발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로 인해 극단적인 방법으로 해명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그것이 사회문제화 되고있다. 물론 이 예시는 언어가 주는 극단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일상으로 돌아와서, 친구와 무심코 던진 다른 친구에 대한 비난이 비밀로 지켜질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 싶다.

다른 사람의 뒷말은 사람들의 공통 관심사가 되고 공감대를 불러일으켜 다른 사람들과 금방 친해질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뒷말을 즐기기도 하고, 본성처럼 자주 애용한다. 그리고 조용히 웃고 끝나는 경우, 그 뒷말로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정작 문제는 그다음이다. 가장 친한 사람과 다른 친구의 뒷말을 나누고 웃고 떠들고 정작 나는 그 말을 잊어버렸다 하자. 하지만 함께 뒷말을 나눈 친구는 그 말을 과장되게 부풀리고 극적인 효과를 위해 “말”을 첨가하게 된다. 결국, 당사자의 귀에 들어갈 때는 엄청나게 불어난 큰 눈덩이가 되어 전해지게 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당사자 또한 사소한 비난이 옮겨지며 새 살이 덧붙여졌다는 것을 인식한다 해도 상처가 되는 것은 어찌할 수 없다. 처음 뒷말을 꺼냈던 이의 의도와 다르게 당사자는 상처를 받을 것이고 인연의 끈을 놓아버릴 수도 있다. 아니 극단적인 예로 생의 끈을 놓는 경우도 있다.

사람은 언어의 지배 속에서 언어의 노예로 살고 있다. 하지만 그 언어를 다스릴 줄 아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다. 오늘 뿌린 언어의 씨앗이 다른 이의 가슴에서 비수로 열매를 맺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함부로 사용해서도, 남용해서도 안 되는 것이 언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지만, 그 또한 사람의 일인지라 인식하면서도 용기가 되는 말보다 상처가 되는 씨앗을 매일 뿌리며 살아가고 있다.

행복의 씨앗을 심기 위해서는 꺼내는 한마디의 말에 신중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는 말들은 망설일 필요가 없지만, 누군가를 험담하거나, 비난할 때, 또한 농담처럼 한마디 건넬 때 신중하지 않고 툭 던진다면 그 언어는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심장에 비수를 꽂을 것이다. 그 말을 전해 들은 당사자는 상처를 받고,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나를 더 큰 농도로 비난할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말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다. 매일 좋은 말만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일종의 스트레스가 될 것이다. 누군가의 뒷말이 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 있고, 나의 스트레스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오늘 하루 누군가를 비난하지 않고 희망의 말만 던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자신의 하루 언어를 돌이켜보면 아마 무심코 한마디쯤은 누군가를 향해 불만을 토로했을 것이다. 그것은 자기 보호 본능 중에 하나다. 내가 부당한 일을 당했다고 생각하면 나 자신의 정당성을 위해 상대를 비난할 수밖에 없다. 말은 신중해야 하겠지만 본능을 이겨낸다는 것은 결코 쉽지는 않다.

다만, 우리가 더 신중해야 하는 것은 말을 옮기는 것이다. 말을 꺼내는 것도 신중해야 하겠지만 누군가에게 말을 전해주는 것은 더 신중해야 한다. 악의가 있는 비난과 험담인지 무심코 던진 불만인지 잘 구분해야 하고, 무엇보다 들은 말은 잊어버리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언어가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고, 좋은 말, 예쁜 말만 하고 살 수 있다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기에 비난을 하는 사람보다 비난을 전하는 사람이 더 신중해야 할 것이다. 말을 옮기는 일은 곧 비수를 옮기는 일이라는 것을 인식한다면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 말을 옮기는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악의를 품을 수 있고, 살인의 충동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며 자제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이다. 그러나 언어로 하는 살인은 자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충동을 부채질하여 실행하는 것이 말을 전하는 이의 역할이라고 한다고 해도 말을 함부로 전할 수 있을까?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은 비난하는 사람이 아니라, 비난을 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는 인지하고 살 필요가 있다.

사람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무수히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사람과 대면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 많은 일상 중에 나와 똑같은 말과 행동으로 똑같은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불만이 생기고, 비난의 여지가 생긴다. 그러나 신중한 말은 상대에게 비수를 꽂지 않고 개선의 여지를 보이며, 함부로 던진 말은 심장에 상처를 만든다는 것을 우리는 매일 인식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언어의 이동은 눈덩이의 이동과 같고, 개울물의 이동과 같다. 말이 옮겨질 때마다 비수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이 인간 언어의 악마성이다. 오늘도 그 악마성의 무서움을 인식하며 내가 던진 언어의 씨앗을 헤아려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어디에서 어떤 열매로 익어가고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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